
안녕하세요, 성남 수정구 바른모양치과 대표원장 김주형입니다.
얼마 전, 강남의 한 대형 치과에서 수면마취 도중 환자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보도됐습니다.
댓글창에는 충격과 공포가 가득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냥 잠깐 재우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그게 죽을 수가 있죠?”
저는 그 댓글을 읽으며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치과의사로서 11년을 진료해오는 동안, 저는 수면마취를 권유받고 오신 환자들을 적지 않게 만났습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수면마취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 채, “편하게 자고 일어나면 된다”는 말만 믿고 오셨다는 것입니다.
이 글은 수면마취를 무조건 반대하거나 두려움을 조장하려는 목적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다만 치과의사로서, 그리고 치과 공포증을 가진 환자들과 매일 마주하는 사람으로서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면마취는 “편한 치료”가 아니라 “의학적 처치”입니다.
치과에서 시행하는 진정법은 약물 용량과 환자 반응에 따라 의도치 않게 깊은 진정 또는 전신마취 수준으로 이행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도 폐쇄와 호흡 저하가 발생할 경우 4~6분 이내에 뇌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아는 것이 여러분의 안전을 지킵니다.
📋 오늘의 목차
치과에서 말하는 ‘수면마취’란 정확히 무엇인가?
치과에서 말하는 수면마취의 정확한 의학 명칭은 진정법(Sedation)입니다. 환자를 완전히 재우는 것이 아니라, 의식과 불안을 낮춰 치료에 협조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처치이며, ‘수면마취’라는 표현은 의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마케팅 용어에 가깝습니다.
수면마취 vs 전신마취 — 같은 말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치과에서 시행하는 수면진료는 전신마취와 다릅니다. 그러나 그 경계는 생각보다 흐릿합니다.
전신마취는 수술실에서 마취과 전문의가 기도에 튜브를 삽입하고 인공호흡기를 연결한 상태에서 진행합니다. 환자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호흡도 기계가 대신합니다. 반면 치과의 수면진료는 대부분 약물을 정맥으로 투여해 의식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스스로 호흡은 하되, 불안과 기억이 억제된 상태를 만드는 것이죠.
문제는 약물의 용량과 환자의 반응에 따라 이 ‘의식이 낮아진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깊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편안히 잠드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 사실은 전신마취에 가까운 상태로 이행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의식하 진정과 깊은 진정의 차이
미국마취과학회(ASA)는 진정의 깊이를 4단계로 분류합니다.
| 단계 | 명칭 | 의식 상태 | 기도 유지 | 자발 호흡 |
|---|---|---|---|---|
| 1단계 | 최소 진정 | 정상 반응 | 유지 | 정상 |
| 2단계 | 중등도 진정(의식하 진정) | 언어 반응 가능 | 유지 | 충분 |
| 3단계 | 깊은 진정 | 반복 자극에만 반응 | 유지 어려울 수 있음 | 부족할 수 있음 |
| 4단계 | 전신마취 | 무반응 | 유지 불가 | 없음 |
치과에서 흔히 말하는 수면진료는 2단계, 즉 의식하 진정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같은 약물·같은 용량이라도 환자의 체중, 나이, 기저질환, 당일 컨디션에 따라 3단계 이상으로 쉽게 이행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수면진료가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닌 이유입니다.
수면마취 중 사고는 왜 일어나는가?
치과 수면마취 사고의 핵심 원인은 기도 관리 실패와 모니터링 부재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환경에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시행할 때, 환자가 조용히 누워있는 동안 이미 호흡이 위험 수준으로 저하되고 있어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저는 치과대학 재학 시절 대학병원 장애인 구강진료센터에서 실습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행동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게 전신마취 하에 치과 치료를 진행했는데, 마취과 전문의와 전담 간호사, 그리고 집도의가 철저히 역할을 분담해 움직였습니다. 그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의 인력과 장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환자를 재울 수 있구나.’ 동네 치과 진료실 한 칸에서 의사 혼자, 혹은 어시스트 한 명과 함께 이것을 재현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간극이 사고를 만듭니다.
기도 관리 — 수면 중 호흡이 멈추면 어떻게 되는가
진정 상태에서 가장 먼저 위협받는 것은 기도입니다. 의식이 낮아지면 혀와 인두(목구멍) 근육이 이완되면서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이 잠을 자다 코를 고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런데 잠자는 것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진정 상태의 환자는 스스로 기도가 막히는 것을 인지하고 자세를 바꾸거나 깨어나는 반응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기도 폐쇄가 수 분간 이어지면 뇌에 산소 공급이 끊깁니다. 4~6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되고, 그 이후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수면진료 중 사망 또는 심각한 후유증 사례의 상당수가 바로 이 경로를 따릅니다. 조용히 누워있는 환자가 사실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채는 것입니다.
활력징후 모니터링 없이 진행하면 생기는 일
기도 문제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환자가 조용히 누워있는 것처럼 보여도, 산소포화도는 이미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수면진료 중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준인 90% 아래로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2분이 채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2분 안에 이상을 감지하지 못하면, 대응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진정법을 시행할 때는 최소한 다음 항목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합니다.
- 산소포화도(SpO₂): 혈중 산소 농도 실시간 측정
- 심전도(ECG): 심장 리듬 이상 즉각 감지
- 혈압: 약물에 의한 혈압 저하 모니터링
- 호기말 이산화탄소(EtCO₂): 호흡 패턴 이상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지표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이상 징후를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EtCO₂ 모니터링은 호흡 저하를 산소포화도 저하보다 수 분 앞서 감지할 수 있어, 깊은 진정을 시행하는 환경에서는 필수로 여겨집니다.

치과에 마취과 전문의가 없다는 것의 의미
대한민국 현행법상 치과의사는 치과 진료 목적의 진정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마취과 전문의가 없어도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마취과 전문의가 되려면 4년간의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기도 관리, 응급 처치, 약물 역학을 집중적으로 훈련합니다. 치과의사 면허 취득 과정에 이에 준하는 마취 교육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별도의 진정법 교육과정을 이수한 치과의사들이 있고, 그 중에는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갖춘 분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 국내에 치과 진정법의 시행 자격을 엄격하게 규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케팅 목적으로 수면진료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작 안전 인프라 구축에는 소홀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안전한 수면진료를 위해 치과가 갖춰야 할 최소 조건
안전한 치과 수면진료를 위해 환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조건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장비(모니터링·응급 대응), 인력(시술자와 모니터링 담당자 분리), 프로토콜(응급 훈련 여부)입니다. 수면진료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가 갖춰지지 않은 환경이라면, 편안함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장비 — 무엇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가
수면진료 중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경우에 따라 2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이상을 감지하고 대응하려면, 장비가 먼저 알아채야 합니다. 수면진료를 시행하는 치과라면 최소한 아래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 맥박산소측정기(Pulse Oximeter): 산소포화도 실시간 측정
- 자동혈압계: 지속적 혈압 모니터링
- 심전도 모니터: 심장 리듬 감시
- 산소 공급 장치 및 흡인기: 기도 폐쇄 응급 대응
- 응급 약물 키트: 아나필락시스·과진정 역전제(플루마제닐 등) 포함
- 자동제세동기(AED): 심정지 응급 대응
이 중 하나라도 없다면, 그 치과에서의 수면진료는 안전 기반이 불완전한 것입니다.
인력 — 시술자와 모니터링 담당자가 분리되어야 하는 이유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놓치는 핵심입니다. 치과 치료를 집도하는 의사가 동시에 환자의 활력징후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치료에 집중하는 순간, 환자 상태 변화를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대학병원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실습에서 목격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집도의는 오직 치료에만 집중하고, 별도의 마취과 전문의와 전담 간호사가 환자 상태만을 전담으로 봤습니다. 한 사람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설계되지 않은 구조입니다. 안전한 수면진료 환경에서는 진료 담당자와 모니터링 담당자가 반드시 분리됩니다.
프로토콜 — 응급 상황 대응 훈련이 있는가
장비와 인력이 있어도 실제 응급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수면진료를 시행하는 치과 스태프는 정기적인 응급 처치 훈련을 받아야 하고, 기도 확보·BVM(백밸브마스크) 환기·CPR·AED 사용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치과 방문 전 “응급 프로토콜이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전혀 이상한 질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치과 공포증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는 이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공포증이 심한 나는 어떻게 치과를 가야 하나요?” 당연한 질문입니다. 저도 매일 이 질문을 마주합니다.
수면마취 없이 공포를 없애는 현실적인 방법
치과 공포증의 본질은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통제력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수면마취는 이 두려움을 의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회피합니다. 그러나 회피는 근본적인 해결이 아닙니다. 다음 치료 때도, 그 다음에도 같은 방법에 의존하게 됩니다.
저는 치과 공포증 환자를 처음 만날 때 치료 전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내어 대화를 나눕니다. 오늘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감각이 느껴질 것인지, 불편하면 언제든 손을 들어도 된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공포의 상당 부분은 ‘모름’에서 옵니다. 알고 나면 절반은 사라집니다. 실제로 저는 처음 내원 시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했던 환자가 30분 뒤 환하게 웃으며 진료실을 나가는 장면을 매주 목격합니다. 마취 주사 한 대 맞기 전에 이미 공포의 절반이 사라진 것입니다.
여기에 단계적 무통 마취 시스템을 더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수면마취 없이도 치료를 마칩니다. 마취 주사 자체의 통증도 표면마취제 도포와 느린 주입 속도로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치과 공포증 극복의 출발점이 궁금하신 분들은 무통마취 5단계 시스템 칼럼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수면마취 없이도 치과 공포를 극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치과 공포증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는 수면마취 없이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핵심은 충분한 사전 설명과 단계적 무통 마취의 조합이며, 공포의 본질인 ‘모름’과 ‘통제력 상실’을 해소하는 것이 수면마취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심한 자폐 스펙트럼이나 지적 장애로 행동 조절이 어려운 경우, 또는 다발성 치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 등 의학적으로 진정법이 필요한 경우는 분명 존재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마취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병원급 기관에서 전신마취 하에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합니다. 제가 대학병원 실습에서 직접 목격한 것처럼, 그 수준의 인프라가 갖춰졌을 때 비로소 환자를 안전하게 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과가 무서워서”라는 이유만으로 수면마취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공포를 억제하는 것과 공포를 해소하는 것은 다릅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합니다.
바른모양치과는 수면마취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제약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저는 이 선택이 환자에게 더 정직한 진료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충분히 이해하고, 충분히 납득한 뒤에 치료를 받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치과 진료의 기본입니다. 성남에서 치과 공포증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수면마취 없이도 편안한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먼저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공포가 있으시다면, 먼저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연락 주세요. 치료 전 충분한 상담 시간을 드립니다.

수면마취, 나쁜 것이 아니라 무거운 것입니다
수면마취는 나쁜 시술이 아닙니다. 그러나 가볍게 다뤄도 되는 시술도 아닙니다. 마케팅 문구로 소비되는 순간, 그 무게를 잊게 됩니다.
환자를 편하게 해주겠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만큼의 준비가 뒤따라야 합니다. 장비, 인력, 훈련, 그리고 무엇보다 “이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묻는 의학적 판단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도 공포증을 가진 환자를 만나면 이렇게 말합니다. “재워드리진 못하지만, 아프지 않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하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그 약속이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진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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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치과 수면마취와 전신마취는 다른 건가요?
치과의 수면진료는 대부분 의식은 남아있되 불안을 낮추는 진정법(Sedation)입니다. 전신마취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기계 호흡이 필요한 상태로 마취과 전문의와 수술실 환경이 필요합니다. 다만 약물 용량과 환자 반응에 따라 진정이 전신마취 수준으로 깊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2. 치과 수면마취 중 사고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도 관리 실패와 모니터링 부재가 핵심 원인입니다. 진정 상태에서는 기도 근육이 이완되어 호흡이 저하될 수 있으며,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 2분이 채 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술자와 모니터링 담당자가 분리되지 않은 환경도 주요 위험 요인입니다.
Q3. 안전한 수면진료 치과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세 가지를 확인하세요. 첫째, 산소포화도·심전도·혈압계·AED 등 모니터링·응급 장비 보유 여부. 둘째, 진료 담당자와 별도의 모니터링 인력 분리 여부. 셋째, 응급 상황 대응 훈련의 정기적 시행 여부입니다.
Q4. 치과 공포증이 심한데 수면마취 없이도 치료받을 수 있나요?
대부분 가능합니다. 충분한 사전 설명과 단계적 무통 마취 시스템을 적용하면 공포증이 있는 환자도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편안하게 치료를 마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장애나 특수한 의학적 사유가 있는 경우는 마취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병원급 기관을 권장합니다.